<헌책방 기행> 동대문 인근서점 완전 정복
지난번에 예고한대로 동대문 중고서점을 소개해드리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실 그것때문만은 아니고요, 아버지께 토지완간세트를 선물해드리기 위해 찾게 되었습니다. 당분간 제 책은 안사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책 때문에 돈이 나가는 건 마찬가지군요.ㅋㅋ
4호선 동대문역 8번 출구에 내리셔서 청계천을 건너면 우측으로 평화시장 건물이 나옵니다. 그 방향으로 주욱 서점들이 위치해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동화책, 그림책, 참고서, 잡지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서점은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 유림서점은 대표님과 아예 인터뷰를 하고 상세히 설명했기에 역시 패스합니다.
http://blog.ohmynews.com/hope2010/339221
먼저 마주할 곳은 제가 제일 많이 방문하는 상현서점입니다. 이곳은 진짜 '전문' 중고서점입니다. 한참 불온서적을 찾을 때 가장 많은 양식을 제공해주었던 곳이죠. 게다가 가끔 정말 구하기 어려운 책들이 완간세트로 구비되어 있는데 잘모르는 책이더라도 침이 꿀덕꿀덕 넘어가죠. 이곳에서 상태 좋은 스칼라피노 교수와 이정식 교수가 공저한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를 습득했을때는 그야말로 후덜덜했습니다.
2005년도 어느날인가 방문을 했더니 저에게 특별히 자본론 초판을 5만원에 넘긴다는 얘기를 했지만 경제상태로 인해 인수받지 못한 기억이 납니다. 뭐 샀더라도 그 책을 읽을 수나 있을까 했지만 여튼 지금 생각하니 아깝죠. 그리고 하루는 주인아저씨께서 책을 골똘히 읽고 계시길래 봤더니 문명자씨의 절판된 '내가 본 박정희와 김대중'이더랍니다. 제가 갖고 왔죠. ㅎㅎ 레어급인 최명희씨의 '혼불'도 구입한 행복한 기억이 있습니다. 혼불도 완간은 상태를 불문하고 5만원 정도 책정됩니다.
지금은 서가에 임동원 장관의 '피스메이커'가 숨쉬고 있는데 한번 읽었던 책이라 선뜻 업어오기 애매한 상태입니다.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9천원이면 업어오실 겁니다.^^
책방 이름은 민중서림인데 판매되는 책들은 만화책이 많아서 약간은 슬픈 느낌입니다. 안쪽에는 고서가 많은 것 같지만 들어가본 적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덕인서점입니다. 여기는 진짜 헌책방 같죠? 책이 맛깔나게 쌓여있습니다. 특징이 있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잘 뒤지다보면 좋은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완간 세트가 구비되어 있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현서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애용하는 국도서적입니다.
제가 속으로 어떤 책을 사러가자하고 마음 먹으면 여기부터 가봅니다.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책이 엄청 많습니다.
안재성 작가가 2004년도에 이소선 어머니께 사인을 해서 보낸 '경성 트로이카'도 제 손에 들어와 있습니다. ㅋㅋ
마지막 사진 저 위에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 책 거의 새것이 올려져있습니다. ㅜㅜ 토지를 사느라 저놈을 못 갖고 왔네요 ㄷㄷ 안그래도 경제학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각오 했는데 아쉽습니다.
이 서점 바로 왼쪽 편에 서점이 두개가 있는데요 그중 오른 편에 사회과학서점이 많은 곳이 있습니다.(주인이 약간 까칠해서 사진을 안찍었음) 그곳도 엄청난 곳이죠. 역사책이 많아요. 강준만 교수의 현대사 산책 시리즈와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사, 애드거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 초판본을 구했던 곳이죠. 꼭 들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노크한 곳은 영창서림입니다. 전태일 다리 넘어서 위치한 곳입니다.(전태일 다리를 건너는 게 아님) 이쪽은 제가 평소에 약간 무심경했던 곳인데 '완전 정복' 하느라 샅샅히 뒤져봤습니다.
오오, 감탄스럽네요. 숨겨진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입니다. ㅜㅜ 하지만 저는 토지 낱권을 찾는 중이었죠. 그래도 이렇게 세트로 있는 건 보기 어렵습니다. 최근 21권으로 나온(나남출판사인가?) 양장본은 세트로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토지는 역시 솔 출판사가 좋은 것 같습니다. 묵직한 느낌이 다르죠. 옆의 혼불도 오나간으로 있고, 간간히 낱권으로 보이는 격동 30년도 완간 세트로 있네요. 가격은 토지 8만원, 혼불 5만원, 격동 30년 3만원입니다. 격동 30년은 제가 찜해둔 것입니다. ㅎㅎ
마지막 샷은 그동안 아버지 드리기 위해 모아둔 토지입니다. 동대문 방문을 통해 10, 11권을 구했죠. 이제 9권, 12권만 구하면 됩니다. 저도 드디어 볼 수 있다는 ㄷㄷ
이상, 동대문 중고서점 완전 정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