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view
명분에 대하여
이시대
2013. 4. 16. 18:34
사람이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은 대부분 동기가 있다. 그 동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전적으로 그 자신의 판단몫이며 남이 함부로 잣대를 들이댄다거나 평가하는 것은 사람 관계에서 피해야할 행위 중 하나다.
이러저러한 정치의 현장에 있다보니 나 스스로도 남을 내 잣대로 평가하거나 단언하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다. 신영복 선생은 어느 책에서인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남을 비판한다고 내 그릇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아주 좋은 명문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가슴에 새길만한 문장이다.
다시 돌아와 내 행위의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본다. 대학을 채 졸업하지도 않았던 2010년, 지자체 선거에 관심이 많아 결합한 도봉구청장 선거의 동기는 "지역부터 중앙까지 민주진보" 였고, 이후 ngo 단체에 상근하다 사표를 내고 결합한 박원순 선대위는 2012 총선의 교두보로 해석했고, 이후 국회에서 일하다 결합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는 민주진보세력의 집권, 민주 대 반민주의 종언을 주요 동기로 삼았었다.
그 명분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헌신과 실천을 요구했고, 배운대로 산다는 자족을 안겨줬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명분이 행위의 동기로 작용할 수 있을까. 담론과 싸우는 일은 생각보다 결과도 구체적이지 못하며,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그렇다고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자세만으로 평가하기만 하려 한다면 내 그릇은 커지지 못할 것이다.
정답이 있다한들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은 더 공부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 말고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