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view

아동 주거빈곤에 관한 고찰

이시대 2014. 8. 30. 23:44

 

 

며칠 전 사단법인 나눔과미래와 어린이재단에서 주최한 주거포럼에 다녀온 바 있는데 관련해서 생각이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 안녕한가요?" 라는 제목에서 나타나듯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 거주하는 아이들의 건강은 각종 위험요소(석면, 해충, 납성분 페인트, 곰팡이, 라돈, 사고)에 더욱 쉽게 노출되어 있을 뿐더러 우울증, 분노, 과잉행동을 유발한다는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국토부는 지난 2005년까지는 인구주택총조사를 통해 최저주거기준 가구를 산출해왔으나 그 후로는 일부표본만을 통계화 한 주거실태조사를 통해 '최저주거기준' 가구를 조사해왔습니다. 따라서 마치 2005년도 이후부터는 '최저주거기준' 가구가 계속 감소하는 듯한 착시를 나타냈으나 05~10년까지를 다시 인구주택총조사로 기준한다면 감소가 아니라 더 개선이 안되는 정체상태에 놓여있다고 합니다. 최저주거기준 가구란 가족의 수에 기준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부엌과 거실이 없다거나, 지하/반지하, 옥탑방을 지칭한다고 보시면 편합니다.

놀라운 것은 서울에서는 오히려 강남3구에서의 '최저주거기준' 가구가 늘고 있고, 중랑과 성동지구는 여전히 최저주거기준의 가구율이 서울 안에서도 높은 편입니다. 이는 주택의 공급과 수요의 대부분을 이루는 사적임대시장의 기능이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무자비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남은 왜?!)

여튼 지난 번 기회가 되어 동네를 구석구석 살피다보니, 우리동네에 유독 '최저주거기준' 가구가 많아 보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도로 '집다운 집' 정책을 구상해본 바 있습니다. 결국 사적임대시장에서 해결을 하지 못한다면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정책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유일한 방도일텐데요. 예산반영과 전담 실무진 배치 이외에 플러스알파가 무엇일지는 아직 더 고려하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고민이 추가된 것이 바로 '최저주거기준가구'에서의 '애들' 생활의 문제 입니다. 솔직히 많이 성장하면 적당히 체념하면 살 것 같긴해도, 아동들한테 끼치는 영향은 비교가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죠.

정치가 정말 간절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누군지 고찰한다면, 주거빈곤에 대한 문제 역시 빼놓아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왕산 중턱에서의 어린시절을 생각해보면 어찌 그리 낡고 습습한 집을 하루 빨리 떠나고 싶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