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view

통합진보정당 결성 실패를 보며

이시대 2019. 1. 27. 16:20

노트 3.0 2011/09/05 17:33 이시대



통합진보정당 결성 실패를 보며.



지난 몇 개월 동안의 치열한 논의 끝에 결국 어제 통합 진보정당 건설이 부결되었다. 진보정당 어느 한축에도 들지 못했던 내가 이런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사회양극화를 해결하고 복지국가를 완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진보진영의 이번 통합 논의가 불발된 것은 무척이나 아쉽다.


진보진영의 통합논의는 다른 진영의 통합논리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혹자는 진보진영의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하고 감동을 주지 못하느니 하며 논의를 평가절하하고, 미치는 파급력을 축소시키려하지만 분화된 진보정당의 운동력만으로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민생문제를 제 1선에 올려놓는 것을 견인하고, 시민운동단체의 내용결집을 이끌어낸 것 만 봐도 매우 ‘현실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약한 토대 위에서 진행되는 ‘혁신과 통합’ 류의 정치운동 역시 진보대통합의 논리와 파급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진보세력은 확장되면서 성장해왔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번 통합논의에 있어 결정적 장애물이 된 ‘국민참여당’의 합류 문제에서 진보신당 독자파들의 순혈주의와 공식주의가 진보의 확장에 장애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 VS반신자유주의의 구도로 봤을 때 참여당의 신자유주의적인 행적과 리버럴함이 진보정당의 독소적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며 분열상을 심화시킬 것이란 진보신당 독자파의 주장에 공감이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의 진보세력은 강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자기확장을 하면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비정치적인 대중을 각성시키고, 조직으로 엮어내면서 키워왔던 진보성은 다른 진영과의 경계를 기준으로 자기를 보호하면서 성장한 것 뿐만이 아니라 보수세력에 침투하고, 시민사회 진영에 들어가 기반을 확장시켜나갔기에 현재에 이르렀음을 직시해야 한다.


참여당 합류 문제도 마찬가지다. 진보적인 가치를 충분히 전면화하고 대중화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무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진보주의자들의 전략은 수구진영에 파고들어 그들을 무력화시키고, 동요하는 비조직 대중을 엮어내며 확장하는 것 아닌가. 진보세력의 강한 자기조직과 튼튼하게 무장된 논리력을 바탕으로 한다면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서 하부를 장악하고, 그들을 견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진보정당 전략가들의 자신감과 역량을 신자유주의/반신자유주의 구도로만 축소시키고 자기 진영의 결속만을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은 진보의 확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민주노동당 통합파+진보신당 통합파+참여당 개혁파들이 새로운 진보의 역사를 다시 쓸 것이라 본다.


이번 결정은 당면한  선거에 있어서는 ‘내부의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고립을 자초한 세력이 운동에서 탈락된 후 통합파들의 논의가 재개될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통합정당에서 진보정당 통합파들의 역할은 극대화될 것이다. 그것도 참여당을 진보의 무대로 이끌어낸 자신감이 반영될 형태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부터 9월 4일의 결정이 ‘진보의 대분열’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만 그간에 남아있는 상처를 어떻게 아물게 할 것이냐가 과제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