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view

유연성, 보수가 지녀야할 중요한 덕목

이시대 2019. 1. 27. 17:04

유연성, 보수가 지녀야할 중요한 덕목

김동환의 view 2014/02/09 00:08 이시대

이승만과 관련된 일화가 있다.

제헌국회가 성립되고 그들에 의해 대통령에 추대된 이승만이 집중적으로 추구한 게 있다면 그것은 권력의 집중이었다. 미국식 민주주의의 세례를 받았으면서도 왕조체제의 후손임을 잊지 않았던 이승만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기까지 '정략적으로' 헌신했던 한민당을 붕괴시키려 했던 것이나 이후 민국당과의 엄청난 갈등을 격어가며, 직선제 도입을 시도한 것은 그가 갖고 있었던 권력의지를 잘 보여준다.

주목할 것은 이런 의지를 통해 무엇을 실현하려 하였는가다.

이승만이 친일파 척결에는 대단히 소극적이고, 또 부인하려 했어도 적어도 일반 민중이 광범위한 이해 관계를 갖는 토지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대단히 적극적이었다. 이는 두가지 관점을 통해 바라봐야 하는데, 첫번째는 실제 그 역시 신생국가 대한민국의 제1의 과제를 토지문제로 인식했던 것이고, 두번째는 협력관계에서 경쟁관계로 뒤틀어진 한민당의 물적토대를 취약하게 만들려함이었다. 이를 해결하면 자연스럽게 정적도 때려잡고, '국부'로서의 위상도 확보될터였다.

이 과정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사람이 바로 조봉암이었다. 이승만은 공산주의 운동을 오랫동안 전개하다 박헌영과 결별한 뒤 '신진보' 노선을 주장하던 죽산 조봉암을 농림부 장관으로 기용해, 이승만과 맞서고 있던 민국당(한민당의 후신)을 견제하고, 신속히 농지개혁법을 처리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 물론 반발의 상당수는 조봉암이 갖고 가야했다. 조봉암이 소신을 갖고 일하게 해준 이승만의 의도를 과연 좋게봐야할까 나쁘게봐야할까? 암튼.

얻은 것은 그것뿐이 아니었다. 북한의 농지개혁이 빠르게 전개되자 그 영향은 빠르게 전파되어 남한의 여론을 들쑤시고 있었다. 이승만과 그의 정치고문 로버트 올리버 같은 이는 남한의 토지문제가 미해결될 시 발생할 민중들의 급진화와 공산화를 매우 우려했고, 그것때문에라도 시급히 일을 처리해야했다. 그런 상황속에서 통과된 농지개혁법에 따라 소작농가가 60%대에서 10%이내로 떨어져버렸다. 이이제이 전략은 성공한 것이다.(조봉암의 마지막은 굳이 연계시키지 않겠다)


이 이야기는 참모와 인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 것인데 마구 뒤섞여버린 느낌이다. 내가 만약 내 지도자만 떠받드는 '여우와 같은 참모'였다면, 박근혜 정부처럼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진보진영 때려잡기와 같은 경색된 방식보다는 그들을 이용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고 민주당을 더욱 애매모호화 시키는데 '이용'하라 건의했을 것이다. 그것이 사회도 좋게 만들 수 있으며, 지금처럼 스타일 구기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20년 형을 언도받은 이석기에게 그것도 모자르다며 비분강개하는 이들이 들어차있으니 50년대 보다도 유연성이 떨어지는 보수진영을 어떻게 참담하게 바라보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