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view

조합운동을 통한 새로운 지역운동의 창출-1

이시대 2019. 1. 29. 23:12

조합운동을 통한 새로운 지역운동의 창출-1

Design 성북 2014/02/03 21:27 이시대


조합운동을 통한 새로운 지역운동의 창출-1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이 통과된 이후 일반 협동조합은 2750개, 사회적협동조합은 91개가 설립되었다. 또한 협동조합 수립이 증가추세에 놓임에 따라 보다 다양한 형태의 조합이 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협동조합에 대한 컨설팅의 중요성도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협동조합 컨설팅’은 이제 엄연히 전문적 직업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에 근거한 운동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경험상 지역의 환경단체를 포함한 NGO 운동의 경험은 있었지만, 그것이 필자의 노동활동의 일환이 되지는 않았기에, 운동에 대한 기초적 감각만 존재할 뿐 구체적 현장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것이 늘 아쉬웠었다. 많은 경우 깊은 고민은 현실의 가능성을 열어주기에, 우연한 계기로 발견한 '마을활동가 모집' 공고는 적어도 필자에게 있어서는 큰 산을 하나 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생활인이 갖고 있는 경제적 조건이 그리 만만한 게 아니라는 생각은 공통적인 것이 아닐까?


그렇게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인 성북구에서 활동의 근거지를 갖게 되었다. 필자가 소속된 '성북구마을만들기지원센터'는 지역의 인적물적자원이 집중 되어있고, 동네활동을 실현하기 위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느낌을 처음부터 받았다. 추후에 더 설명이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자치구(성북구청)의 정책우선순위에 따라 지역 운동의 볼륨이 달라지는 것을 선배들의 입에서 또는 문서를 통해 무수히 확인한 바, 확실히 성북구의 마을공동체 운동은 다른 자치구에 비해 활발한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 긍정의 요소일지 부정의 요소일지는 현재 판단하기 어렵다)

그런 요소로 필자는 비교적 좋은 조건에서 역량을 어디에 투입하는 게 좋을지 판단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의 와중에 협동조합이라는 개념이 나에게 다가왔다.


협동조합 붐이 일어나다

한국사회에서 협동조합 수립이 붐이라는 소식은 이미 접하고 있었다.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된 이후 조합의 설립요건이 완화되자 상대적으로 '법인' 획득이 용이하게 됨에 따라, 많은 모임들이 협동조합으로 전환되고,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과 접목되어 성북구에서도 협동조합 설립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다. 이 추세에 맞춰 성북구에서도 '사회적경제과'를 통해 협동조합 및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고, 중간조직인 사회적경제지원단이 설립된 것을 볼 때, 협동조합(사회적경제) 모델이 단순한 거품만은 아닐 것이란 판단이 섰다. 특히나 지역에서 활동한다는 정체성은 그 지역의 경제흐름을 외면할 수 없게 되어있다. 시장의 판단에만 의존하던 자본의 흐름이 지역사회에서 순환될 수 있다는 철학은 분명 지역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영감을 주고도 남음이다.

구체적 예로 최근 성북구를 포함한 몇 개의 자치구에서 도입을 준비하려 하고 있는 '공공조달'의 흐름을 살펴보면, 국민들의 세금이 1. 지방세로 이전되고, 2. 자치구는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적 기업의 물품을 우선 구매하고, 3. 사회적 기업은 자체의 철학에 따라 수익금의 일정부분을 지역에 환원하는 구조를 지닌다. 경제흐름의 도달이 사익과 공익의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루트 속에 지역운동가의 역량이 투입된다면, 기존과는 차별화되면서도 구체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경험상 경계해야 할 것은 강조하고 싶다. 새로운 지역운동의 형태가 협동조합이건 그 무엇이건 간에, 새로운 시도는 늘 그에 맞는 리스크를 내포한 것이며, 지나친 장밋빛 상상은 오히려 현실에 대한 부정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협동조합 모델이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각종 과제를 쉽게 해결해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단언하건데, 금물이라는 생각이다. 그러기엔 성과가 축적되지 않았으며, 성과를 이끌어낼 만한 제도적 토대가 아직은 미약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주자들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모험성과 더불어 일정하게 예측되는 실현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 조합운동을 시도하게 되었고, 그것은 ‘소리마을 사회적협동조합’ 수립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