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는 책 소개> 미래를 말하다
이번 추석은 쉬는날이 많아서 좋습니다.
마음의 여유도 어느때보다 많이 가질 수 있는 추석은 정말 오랜만인것 같습니다. 때마침 저번에 아름다운가게에서 산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하다>를 펼쳐봤습니다.
경제공부를 열심히하자고 각오는 했건만 쏟아지는 통계적 수치와 그래프는 언제봐도 정이 안갑니다. 미래를 말하다는 다행히 그런 책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떤 블로그에서는 liberal에 대한 한국식 표기는 잘못된 것이어서 결론에 대한 오도의 가능성이 있다고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지만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저 자신의 한계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미래를 말하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전에 애독하던 책 중에 한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유러피언 드림>과 함께 말입니다. 저번에 김창호 전 국가홍보처장도 <미래를 말하다>는 꼭 읽어보라고 권했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술술 넘어가는군요.
특히나 저는 미국의 정치상황이 한국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저는 미국의 정치가 굉장히 도약한 듯한 착각까지 했었습니다. 부시 정부의 퇴행성이 오바마를 부각시킨 것일 뿐이지만 말입니다, 또한 부시행정부 내내 정부를 장악한 네오콘 그룹이 사실은 아주 소수일줄 알았으나 굉장히 뿌리 깊은 기반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보수가 이들을 따라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왜 복지정책을 반대하고 심지어는 폐기시키려 하는 그룹이 대중의 지지를 받는가 하는 의문을 던집니다. 이유는 단선적이지 않겠지만 폴 크루그먼은 공화당이 대중호도력이 뛰어나다고 봅니다. 인종, 종교, 국방 문제에 이르러 민주당을 무능정당으로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이렇게 이슈파이팅에 능한 것은 보수주의 운동의 이론적, 물적 지반을 굳건히 확보한 까닭입니다. 대부분의 보수적 싱크탱크들은 기업에 의해 막대한 보조를 받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이들은 시대착오적으로 행동하느냐, 그 원인은 사회모든 분야에서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시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지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거죠.
그러나 이러한 튼튼한 기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공화당 아니, 그 안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근본주의자들의 영역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이민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지만 근본주의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주요 의제들이 점점 약발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이들의 주장이 전혀 국민들의 삶에 근거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폴 크루그먼은 마지막 부분에서 미국 의료보험제도의 예를 들어 미국사회의 진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이것입니다. 정부가 많이 무너진 중산층과 빈곤층에 대해 국가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다는 것. 물론 보수 혹은 극우주의자들의 반발이 극심할 것이다. 진보적 운동을 잘 만들어내야 한다하는 과제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갈수록 양극화되어가는 미국의 미래를 보다 좋게 만들기 위해 이제 '정치'가 잘 되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어느나라 이야기인지 굉장히 헷갈릴정도입니다.
추석이라 들뜬 마음에 횡설수설 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름 핵심을 추출해봤습니다. 사회 양극화를 막기 위한 제도 중 하나인 '종합부동산세'를 언급하며 한국경제를 이야기한 서울대 이준구 교수의 책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