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는 책 소개> 리영희 선생 저작집
얼마전 리영희 선생님께서 타계하시고 난 후 서점가에는 리영희 선생님 특별전이 이곳저곳에서 진행됐었다.
신문 기사를 보니 대부분은 판매가 급격하게 늘었던 것 같았다. 비로서 리영희 선생님 읽기를 '입문' 한 사람들도 많은 듯 하다. 좋은 현상인 것인지 나쁜 현상인지는 잘 모르겠다. 리영희 선생의 정신이 부각된다는 것은 사회가 그만큼 혼탁하다는 의미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집 안에서 조용히 잠자고 있던 리영희 선생님의 저작들을 하나 둘 꺼내보았다. 대략 6~7권 정도인데 솔직히 말해 읽었던 것은 네권이다. 리영희 선생의 글들은 무턱대고 읽었다가는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면이 많다. 스테디 셀러인 '전환시대의 논리' 역시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보통 내공으로는 소화하기 힘들 것이란 판단이 든다. 지금 다시 본다해도 만약 내용의 30%정도를 이해한다면 나도 실력이 늘어난 것 같다는 생각에 우쭐 할 것 같다.
제일 처음 접해본 것은 삼인에서 나온 <반세기의 신화>다. 내용 중 리영희 선생께서 황장엽과 나눈 대담이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구체적인 내용까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러다 <새는 좌, 우의 날개로 난다>를 접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이해가 잘됐다. 스스로도 놀란 나머지 여기저기 중고서점에서 선생님의 저작들을 구해보았다. <자유인, 자유인>과 <우상과 이성> <10억인의 나라> <동굴 속의 독백> 을 차례차례 구했는데 어느 하나 쉽지 않아 보여 지금까지 책장에 그대로 있다. 단 <동굴속의 독백>은 비교적 쉽게 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읽지 못한(이해하지 못하는) 갈증은 군대에서까지 유지되었던 것 같다. 어느날 신문광고에 리영희, 임헌영 대담집인 <대화> 라는 책이 소개되어 즉시 반입해서 엄청나게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이성을 앞세운 지성인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왜 지식인들이 리영희를 말하는가 하는 문제는 말끔히 해결된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리영희 선생 읽기 입문은 <대화>를 통해 입문하는 것이 가장 쉽게 가는 길이라 말하고 싶다.
더불어 선생께서 서평한 <아리랑>은 항일혁명가 김산(본명 장지락)에 대한 일대기인데 이 책을 통해 선생은 중국에 대해 눈뜨게 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중국의 붉은 별>을 쓴 에드거 스노우의 부인으로서 <아리랑>을 집필한 님 웨일즈는 이 조선인 청년 김산을 만나 인생관, 정치관, 세계관이 변화한다. 슬픔과 아름다움이 절묘히 결합된 이 책이 리영희 선생에게 미친 영향이 왠지 상상 가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