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storical view

집을 옮기다

by 이시대 2014. 8. 30.

 

 

 

고려말, 공민왕의 개혁정책이 실패하고 이인임을 중심으로 한 집권세력의 친원사대 입장이 주류를 이루자 신진사대부의 정치적 진출로가 협소해졌다.

그 중 권문세족과 강경히 대처했기 때문에 진출로가 협소하기로 가장 대표적이었던 정도전은 지방으로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그 와중에도 성리학적 개혁 정치를 설파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 '삼봉재' 라는 교육기관도 만들었으나 번번히 지방 재상가에 의해 허물어지면서 5년간을 유랑해야 했는데, 이 때 지은 시가 마음에 제법 울린다. 역사를 암기로 익혀서는 절대 의미를 깨닫지 못하던 것이 이젠 살아있는 언어로 다가온다.



-집을 옮기다-

오 년에 세 번 집을 옮겼는데
올해에 다시 옮겨야 한다.
들은 넓은데 초막은 자그마하고
산은 길고 길지만 고목은 성글어라

밭 가는 농부는 서로 성을 물어오건만
옛 친구는 편지마저 끊어버렸다.
천지가 나를 능히 용납해주리니
표표히 가는대로 내맡겨두자.

'historical 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봉암 연구를 읽고  (0) 2014.08.31
도서관-만주-레닌  (0) 2014.08.30
6.10 만세운동의 중요성  (0) 2014.06.13
<커버스토리> 권력의 비정함  (0) 2013.03.23
<커버스토리> 백발의 장군  (0) 2013.03.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