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316

6월의 독립운동가 권오설, 낯선 이름이지요? *이 글은 6월 1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6월의 독립운동가, 권오설? 종종 국가보훈처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누가 선정됐는지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 '6월의 독립운동가'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권오설·이선호·박래원·이동환 선생. 그 공적을 "1926년 6월 10일 순종의 장례일(인산일)을 기해 만세 시위로 일어난 학생 중심의 민족 독립운동인 '6.10만세운동을 기획하고 참여한 주요 인물"로 정의내리고 있다. 1987년 6월 10일에 발생한 6월 항쟁은 널리 알려졌으나 서슬퍼런 조선총독부 통치 시절 1926년의 6월 항쟁은 대체 무엇이길래 민족독립운동이라고 정의한 것일까. 또 권오설은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을 통해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것일까. 호기심이 펜을 잡기에 이르렀다. 분명 국가.. 2021. 6. 3.
도쿠가와 이에야스: 일본 전국시대를 읽는 법 “사람의 일생의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의 걷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전국시대, 일본이 무기를 버리게 했다고 평가받는 사람. 도쿠가와 이에야스. 야마오카 소하치의 불후의 명작 소설 '대망'을 극화한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정말 구성이 탄탄한 정치철학책이다. 사실 원작 대망에서 표현되는 일본식 표기들은 이름에서부터 다타데루, 다타쓰루 등 동어표기들이 많고, 이에야스 한 사람만 보더라도 어릴 때 이름은 다케치요에서 시작하여 이에야스까지 5개의 이름을 거치는 만큼 난해한 면이 많아 초반부터 이해하기가 어렵다. 몇년 전 몇번이나 시도했어도 대망 1권의 절반을 소화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러한 시도.. 2021. 5. 25.
나의 개똥 참모철학 다시 조선왕조실록으로 돌아왔다. 세월이 지나 경력이란 게 생기고, 사고의 폭이 다양해졌을 거라 ‘추측’해 볼만도 한데 오히려 독서의 영역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20대에는 자기계발부터 시작해 소설, 인문, 자연 등 잡식성 독서를 했다면 30대 들어서는 오로지 역사 서적에만 몰두하니 사고가 맨날 회고적으로 흐르는 듯하다. 이번에 조선왕조실록을 다시 꺼내든 것은 순전히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재밌기도 하지만 조선정치사를 한번 주욱 탐독함으로서 왕 이외에도 왕 주변의 참모들이 누군지 기억해두기 위함이었다. 군주제의 특성 상 왕의 결정이 절대적이라고 한다면, 그 왕의 생각과 언어를 누가 보좌해주는지를 들여다보면 당시 조선 정치의 방향을 유추할 수 있는데, 현대 정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2020. 5. 11.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를 마치며 어떻게 하면 현재의 관점이 아니라 미래적 관점에서 인양된 세월호 선체를 잘 보존하고 계승할까, 그 하나의 물음으로 1년을 보내왔습니다. 비록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을지언정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종합하여 보고서에 싣고 수일 내 최종본을 국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담당 조사관들의 노력의 총합이지만 제가 서술한 부분이 포함되어 공신력 있는 보고서로 제출되니 작은 오탈자 및 문구 하나에도 민감하게 되더군요. 국내외 사례, 주요 논문, 출판물, 전문가 견해를 몇 번씩 확인하며 꾹꾹 눌러 썼던 문장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짧은 문장들이지만 진짜 생각 많이 하면서 썼습니다. “세계 재난사적 차원이라는 광의의 범주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본 장은 국내에서 발생했던 1953년의 창경호 침몰사고, 1970년의 남영호 침몰사.. 2020. 5. 11.
세월호 특조위 향한 블랙리스트, 이제는 밝혀져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받는 이른바 문화체육인사 '블랙리스트' 문건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박영수 특검팀의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월 6일 브리핑을 갖고 "일부 명단이지만 (블랙리스트) 문건이 존재하는 것은 맞다"고 공식 확인한 이후 일주일 남짓, 보고선 상의 결제라인에 있을 것이라 추측되는 두 사람에 대해 정조준을 함에 따라 '문화농단'의 중요한 실체 중 하나가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적어두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If you don't write it down, it doesn't exist) 라는 말처럼 기록은 여러 방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 2020. 5. 10.
조사관 모두 '세월X' 자로와 같은 마음, 하지만... # 누더기 시행령 속에서 시작한 조사관 업무 2015년 7월, "누더기 같은 시행령을 통해 세월호 특조위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저지" 하겠다는, 공무원 지망자로서 다소 '위험한' 자기소개를 했는데도 필자는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별정직 조사관으로 채용되었다. 당시 이석태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특조위 설립준비단 및 세월호 유가족들이 줄기차게 싸워왔던 '누더기 같은 시행령'은 세월호 특조위 상부를 정부 고위직 인사들로 채움으로써, 확정적인 위계를 별정직 조사관들에게 강요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논란을 낳고 있었다. 이는 누가 봐도 고의적인 기획으로서, 굳이 파견직 공무원들이 '구사대' 같이 목적의식적이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더라도 특조위를 내부에서 컨트롤 할 수 있는 장.. 2020.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