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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인터뷰6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를 마치며 어떻게 하면 현재의 관점이 아니라 미래적 관점에서 인양된 세월호 선체를 잘 보존하고 계승할까, 그 하나의 물음으로 1년을 보내왔습니다. 비록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을지언정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종합하여 보고서에 싣고 수일 내 최종본을 국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담당 조사관들의 노력의 총합이지만 제가 서술한 부분이 포함되어 공신력 있는 보고서로 제출되니 작은 오탈자 및 문구 하나에도 민감하게 되더군요. 국내외 사례, 주요 논문, 출판물, 전문가 견해를 몇 번씩 확인하며 꾹꾹 눌러 썼던 문장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짧은 문장들이지만 진짜 생각 많이 하면서 썼습니다. “세계 재난사적 차원이라는 광의의 범주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본 장은 국내에서 발생했던 1953년의 창경호 침몰사고, 1970년의 남영호 침몰사.. 2020. 5. 11.
세월호 특조위 향한 블랙리스트, 이제는 밝혀져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받는 이른바 문화체육인사 '블랙리스트' 문건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박영수 특검팀의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월 6일 브리핑을 갖고 "일부 명단이지만 (블랙리스트) 문건이 존재하는 것은 맞다"고 공식 확인한 이후 일주일 남짓, 보고선 상의 결제라인에 있을 것이라 추측되는 두 사람에 대해 정조준을 함에 따라 '문화농단'의 중요한 실체 중 하나가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적어두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If you don't write it down, it doesn't exist) 라는 말처럼 기록은 여러 방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 2020. 5. 10.
조사관 모두 '세월X' 자로와 같은 마음, 하지만... # 누더기 시행령 속에서 시작한 조사관 업무 2015년 7월, "누더기 같은 시행령을 통해 세월호 특조위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저지" 하겠다는, 공무원 지망자로서 다소 '위험한' 자기소개를 했는데도 필자는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별정직 조사관으로 채용되었다. 당시 이석태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특조위 설립준비단 및 세월호 유가족들이 줄기차게 싸워왔던 '누더기 같은 시행령'은 세월호 특조위 상부를 정부 고위직 인사들로 채움으로써, 확정적인 위계를 별정직 조사관들에게 강요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논란을 낳고 있었다. 이는 누가 봐도 고의적인 기획으로서, 굳이 파견직 공무원들이 '구사대' 같이 목적의식적이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더라도 특조위를 내부에서 컨트롤 할 수 있는 장.. 2020. 5. 10.
쫓겨난 세월호 조사관들, 다시 조사 시작한다 11월 12일 오후 5시, 100만 인파에 힘을 보태기 전 필자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세월호 특조위' 사무실을 찾았다. 앞으로 평생 살아가면서 이처럼 중요한 일을 또 하게 될 수 있을까. 요즘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로 보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여망이 또다시 이 공간의 불을 밝히지 않을까 싶어서일까, 아니면 그저 사무실에서 100만 대오가 모이는 장엄함을 한 눈에 내려다보고자 하는 마음일까. 땅거미가 가라앉을 어스름한 초저녁, 그렇게 사무실의 불을 밝혔다. 최근 여러 차례 보도되었듯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목적으로 꾸며진 7층의 공간은 주인을 잃은 책상들만 덩그러니 남아 그 처지를 외로이 증명하고 있었다. 사실상 사무처는 파견공무원들의 주도로 9월초부터 정리되.. 2020. 5. 10.
다시 떠오른 '세월호 7시간', 국가 회복의 첫 단추 듣도 보도 못한 최순실의 국정농단 파문으로 연일 혼란이 계속 되고 있다. 필자를 비롯해 많은 국민들은 지난 한 주 동안 종편들의 '입'을 하루 종일 기다리는 '진귀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대체 어디서부터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가공인지 혼란스럽다. 최순실을 향한 누군가의 복수극일지 모른다는 정보도 넘쳐흐르고 있다. '박근혜 하야', '최태민', '최순실', '고영태', '정유라', '안종범', '정호성', '영세교'라는 단어가 매일 포털사이트 최상위에 배치된 것은 그만큼 국정농단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관심과 분노가 높다는 뜻일 것이다. 동시에 국정농단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키워드가 지난 10월 26일~28일 3일 동안 지속적으로 검색순위 1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세월호.. 2020. 5. 10.
<무도>가 만난 안창호, 우린 그를 너무 모른다 MBC 팀이 8.15광복절 특집을 앞두고 미국의 대한인국민회를 찾았다고 한다. 방영분의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지만 대한인국민회의 방문은 자연히 광복절에 맞춰 도산 안창호 선생(아래 안창호)을 조명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레 기획되었을 것이다. 많이들 모르는 사실이지만 미국 리버사이드 시청사 앞 도로에는 동상이 3개가 있는데,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미국의 마틴 루터킹 그리고 안창호의 동상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 교민들 사이에서 대한인국민회와 안창호의 역사는 그렇게 현재에도 의미가 깊다. 그러나 막상 한국에서는 미주사회와 같은 실제적 위상보다 막연한 '스승'의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치열한 독립운동 선상에서 한 번도 물러나지 않았음에도 김구, 이승만, 여운형, 김규식, .. 2020.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