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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3

도서관-만주-레닌 그간 너무 반도사에만 치중하다보니 만주쪽의 흐름도 익혀봐야겠다 싶어 신주백 교수의 책을 집어들고 근처 도서관으로 나왔습니다. 만주가 대충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간도는 또 어디쯤인지, 목단강, 밀산, 훈춘, 청산리, 혜산진은 어디에 위치했는지 지리적으로 살펴본 후 청산리전투, 보천보습격, 자유시사변, 민생단사건, 반만주국항일투쟁의 맥락을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그나저나 읽는 책이 이렇다보니 도서관과 관련된 일화가 하나 떠오르는군요. 1915년 취리히 수피겔 거리에 있는 한 도서관. 조그맣고 땅달만한 한 사내는 어김없이 아침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쉬지 않고 같은 자리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구두 수선공 집에 세들어 사는 이 남자는 보잘 것 없는 식사와 후질그레한 의상 때문에 누구하나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습니다.. 2014. 8. 30.
<처절하게 독서하기> 광기와 우연의 역사 광기와 우연의 역사(슈테판 츠바이크, 휴머니스트, 2004) “역사발전의 주체에 대해 고민해본다.” 우리는 종종 한 순간의 판단과 선택이 자신의 모든 것을 뒤바꾸고 심지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순간들을 목격한다. 그러한 판단은 짧게는 1초, 길게는 수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바로 그 뒤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에는 있지 않은 것 같다. 비로소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 판단에 대해 평가를 내릴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만약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의 의미 없는 가정을 해보는 것도 우리의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역사 속에서 ‘민중을 역사 전개의 주체’로 내세운 사가들의 입장에서는 소수의 엘리트들에 의한 판단이 그토록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회의할 수도 있겠으나 어쩌겠는가. 역사는 늘 다수의.. 2013. 2. 28.
<처절하게 독서하기> 위대한 패배자 위대한 패배자 (볼프 슈나이더, 을유문화사, 2005) "패배를 '완전한 패배'로 인식하지 않으면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기억할 수도 있다." 세상에는 패배자가 무척이나 많다. 패배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상대적일 수도 있겠지만 세상은 승리와 패배를 비교적 명확해서 보려고 한다. 시험, 취직, 선거 등에서 승자와 패자는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세상에는 패배자가 더 많다는 것을 안다. 승자독식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고 그 열매는 적기 때문이다. 여태껏 읽은 책들을 정리해나가면서 어쩌면 현실적인 관점에서의 ‘패배자’들에게 조명을 한 것이 사실이다. 항일운동을 하다 패배했고, 혁명을 꿈꾸다 좌절했고, 독재에 저항하다 패배한 인물들은 말 그대로 비주류의 전형이자 다수였다. 그러나 우리가 승자만을 기억하.. 2013.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