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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view

다시, 하방운동이다

by 이시대 2013. 5. 20.
하방운동.

중국의 모택동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지나치게 집중된 중앙정치의 관료적 폐단을 극복하고, 지역에서부터 생활정치를 실천하기 위해, 당의 청년들을 지역 현장에 보내 정신, 육체 노동을 하게 함으로서 관료주의의 폐단을 막고, 당을 지역에 뿌리 내리게 한 운동을 말한다. 이 하방운동을 통해 모택동은 당내에서 자신을 기초로 한 권력집중에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어찌됐건 지역에서 성장한 청년들이 훗날 중국의 리더쉽을 형성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하방이란 뭇 어색한 단어는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치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개념 중의 하나다. 물론 하방이란 단어 자체가 갖고있는 편향적 역사성(좌편향성)과 선민성은 철저히 배제하되, 지금 우리사회를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목적성과 헌신성이 내포되어 있기에 개념을 그대로 사용해본다.

이 단어는 2010년 지방선거와 12년의 총선과 대선의 결과를 통해 생명력을 갖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탄생은 정국을 5년 내내 '민주 대 반민주' 구도의 심화와 정권심판이라는 중앙정치의 구호가 정당 내에 만연하게 만들었으며 결과적으로 이는 여당을 상대하는 전선 역시 중앙화, 단순화 시켜버렸다. 이는 야당의 전술적 오류라기보단 이명박 정부의 등장으로 나타난 정치 전반의 후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등장으로 상황이 많이 변화되었다. 박근혜 정부의 등장은 '역설적으로' 민주 대 반민주의 중앙집중적인 대결 구도가 이번 정권을 마지막으로 역사적 시효를 다한다는 의식을 심어주었으며 사실 놀랍게도 새누리당이 앞장서 그런 구도를 허물어나갔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물론 새누리당의 새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과정에서 나왔다기보단 '이명박의 한나라당' 을 '박근혜의 한나라당'으로 만들기 위한 청산의 과정에서 새누리당을 돋보이게 만들었을 것이란 것이 내 관측이다.

또 하나는 486 선배 정치인들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다. 반독재, 자민통, 노동계급의 전위당 건설같은 중앙담론으로 집단화했던 여야486 선배들의 과제가 현재의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틈바구니 속에서 확대생산되었던 지역사회에서의 주거, 복지, 노동 문제는 지역정당에 대안을 요구하기 시작했으며, 여기서 도태될 경우 존립의 이유를 부정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역을 근간으로 한 자발적 모임들이 정당의 기능을 계속해서 대신해나가는 상황을 통해 정치가 가야할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새정치를 담당해나가야 할 청년세대가 중앙중심의 담론을 극복하고, 지역에서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 될 것이다. 다시, 하방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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