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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view

현충일을 맞이하여.

by 이시대 2013. 6. 11.

 

 

 

현충일을 맞아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의 마음에 더해 
생각나는 한가지. 

내가 갖고 있는 책 중 구하기로 따지면 손가락 안에 들만큼 어려웠던 '압록강변의 겨울'이라는 책이 있다.한겨레신문사 기자를 역임한 이태호씨가 신경완 전 북한 조국통일민주전선 부국장의 증언을 통해 재구성한 기록으로서 부제는 '납북요인들의 삶과 통일의 한'이다. 

6.25당시 북한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해 심혈을 기울였던 정치작업인 이른바 '모시기공작'은 주로 반이승만 노선에 섰던 주요인사들을 납북시켜 북한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김일성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시기 대상들에 대한 엄격한 분석이 필요했고 김일성의 특별지시를 받는 방학세(김일성의 심복으로 훗날 박헌영을 권총으로 살해한 인물)는 서울프락치들의 정보망을 활용해 김규식, 조소앙, 조완구, 김붕준, 류동열, 엄항섭 등의 임정요인과 안재홍, 박열, 명제세, 정인보 등 하나같이 이름이 높았던 이들을 강제 납북하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납북된 인사들은 대게 북한군이 후퇴하는 경로를 따라 평양에 도착했고, 김일성은 자신이 직접 혹은 측근들을 동원해 북한 정권 참여를 종용하거나 아니면 남북 정권의 정당성 경쟁에 우위를 확보하고자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가.

이들은 돌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하나같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중립지대에 서길 원했고,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끝내는 대부분 쓸쓸하게 생을 마감해야했다. 평생을 독립을 위해 헌신하고도 아무런 이득은 커녕 전쟁의 비극 속에 또 다시 희생당해야 했던 사람들. 전쟁에 희생된 장병뿐만 아니라 이들에게도 꽃 한송이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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