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view 2011/02/09 10:25 이시대
<역사답사 ‘임시정부 유적지를 따라, 김산 아리랑의 행적을 찾아서’ 를 다녀와서>
지난 1월 4일에서 14일까지 아세아역사문화연구소와 흥사단 교육운동본부가 주최하는 ‘임시정부 유적지를 따라, 김산 아리랑의 행적을 찾아서’를 다녀왔다. 지난 8월에도 참가의 기회가 있었지만 너무나 아쉽게도 참여를 하지 못한 터라 이번 행사는 반드시 가야겠다는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 각오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중국 관내의 민족해방운동의 구체성을 확인하고, 운동가로서 관념적인 사고를 탈피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흥사단 운동의 현장에서, 혹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학생회 운동의 현장에서는 늘 과거 역사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1970~80년대의 민주화운동의 성격에 관하여, 그 이전의 이승만 정권과 4.19 혁명, 더욱 과거로 가서는 식민지 시기의 민족해방운동의 노선과 성격 등에 관한 토론이 그것이다. 그러한 토론의 과정을 통하여 현재의 운동노선을 점검하고, 실천의 방향을 잡는 것이 일상화된 생활이었다. 그중 민주화운동에 관한 내용들은 당시 운동가들의 회상과 문헌에 의해 보충될 수 있지만 식민지 시기 운동에 대한 내용들은 인물과 문헌상의 한계로 인해 늘 관념화된 영역으로 존재했다. 때문에 중국의 역사탐방은 그러한 관념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였다고 확신한다.
이번 중국 역사탐방의 기본 루트는 지리적으로는 북경에서 출발하여 광주까지 만리장성 이남의 주요 유적지를 포괄하는 것이었고, 내용적으로는 임시정부의 주요 흐름을 추적하고 나아가 중국공산당 운동과 흐름을 함께 했던 사회주의 혁명가들에 대한 인식까지 포괄하는 것이었다. 님 웨일즈의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의 활동은 그런 면에서 주목받는 것이다.
1월 4일부터 시작한 일정을 개괄하자면 북경에 도착하여 만리장성을 답사하고, 중, 일전쟁 발발의 시초가 되었던 노구교와 그곳에 지어진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중국혁명가들의 묘역인 팔보산혁명공원을 방문했고 남경에서는 임시정부요인 거주지, 일제에 의한 대(大)학살극을 재현한 남경대학살기념관, 민족혁명당 결성지인 금릉대학을 방문한 후 뛰어난 절경으로 유명한 소주와 항주를 거쳐, 가흥에서는 임시정부요인 거주지와 김구 선생의 피신처를 방문할 수 있었다.
이 과정 과정에서 발생한 궁금증들은 필자 자신의 한계를 인식한 계기가 되었다. 중국관내해방운동을 이념적이고 파벌적으로 재단하려 하였던 미흡함 처절하게 깨닫고 역사의식을 초기화할 필요성을 느낀다. 당시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을 이념적으로만 재단하려 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운동의 차이와 파벌에 주목하게 됨으로서 이들 간의 대립관계를 마치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인 양 인식하고 따라서 해방 이후 분단은 “어쩔 수 없었다.”는 숙명론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사실은 어떠하였던가. 더딜지언정 운동의 전선을 단일화하려는 노력들을 끈임 없이 전개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정치진영을 통일하려고 자신의 전 생애를 바쳤던 사람이 바로 도산 안창호 선생이 아닌가 싶다. 민족해방운동이 침체기에 들어서자 자금을 모아 김구에게 전달하여 윤봉길 의사의 거사를 가능케 만든 일이나, 정견이 다르지만 의열단 투쟁으로 수배의 몸이 된 김원봉 선생의 도피를 돕고, 임시정부의 파벌성이 강해지자 중도통합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성품과 실천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한 조선인들의 민족해방운동과 꾸준히 연계성을 갖고 있던 중국의 혁명사에 대한 기초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태평천국운동을 시초로 인민들의 투쟁은 결국 신해혁명을 만들고, 이 과정 속에서 발생한 무시못할 차이가 국공내전이라는 형태로 나타나 조선의 운동가들이 중국의 정치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을 확인한 것은 아주 중요한 수확이었다.
11일간의 그 치열한 현장을 방문하고 1월 14일 출국수속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표현할 수 없는 갈증에 휩 쌓여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서점이었다.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 또한 무엇보다도 실무활동가임에도 불구하고 장시간의 공부를 허락해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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