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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view

10.4 선언을 기념한다

by 이시대 2019. 1. 29.

10.4 선언을 기념한다

김동환의 view 2013/10/07 09:08 이시대



-10.4 선언을 기념한다-


최근 다시 불붙고있는 남북정당회담 회의록 실종 논란과는 별개로, 남북정상회담에 나타난 합의의 정신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갈등을 화해의 단계로 만드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인데 반해, 화해를 갈등의 단계로 만드는 것은 무척이나 쉽다. 화해로 가는 국면에서는 회담도 필요하고, 거래도 필요하고, 자기의 잘못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갈등으로 가는 길은 상대의 잘못을 비난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따라서 어려운 길을 택하면서까지 갈등을 화해로 만드는 일을 한 사람들은 존중할만한 사람들이다. 남북간의 관계를 넘어 세계사적인 측면에서도 어려운 길을 택했던 사람들,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 주은래 전 중국공산당 총리,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 등은 기억되도 그 반대의 사람들은 기억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남북관계에서도 갈등을 관리하지 않았던 경우는 기념되지 않는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박정희 정부 19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노태우 정부 1988년의 7.7선언, 91년 남북합의서-김대중 정부의 2000년 남북정상회담-노무현 정부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9.29합의들이다. 하나같이 '북한의 도발'이 넘치는 시기에도 남한 주도적으로 그런일을 해냈다.

특히나 노태우 정부의 남북합의서로부터 노무현 정부의 10.4선언까지 도출된 평화이행방안은 놀라운 것이다. 비핵이란 커다란 전제가 있었지만 상대체제에 대한 불간섭, 통일방안에 대한 유사성 합의,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상, 정전선언을 넘은 평화선언 도출논의는 남북화해의 이정표를 만들어놓았다. 이 모든일은 냉전적 관점, 대결을 구도로 해석하면 이적행위가 되지만, 평화적 관점으로 접근하면 화해의 진전이 되게 된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그럼 우리는 어떤 것을 기억하게 될까?

냉전보수의 기류가 강해진 이후부터 남북간의 관계가 갈등으로 고착되고, 전쟁의 위기감이 높아진 것은 실제 북한의 도발이 그 이전보다 엄청 잦아진 탓이 아니라 대북정보를 다루는 이들의 시각이 북한붕괴론에 근거하거나 평화프로세스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서일 것이다. 정동영 전 국회의원의 말마따나 박근혜 정부가 갈등국면을 원하지 않고 있다면, 내외부 이념적 반대를 누르고 현재 상황을 전환시킬 7.7 선언 수준의 방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그렇게되면 어려운 길을 가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될수있는데, 개인차원이나 국가 차원이나 그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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