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룡, 두문불출하다
김동환의 view 2015/04/03 00:33 김동환
징비록이 유행인 듯 하다. 지난번 정도전도 그랬고, 사실 보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선은 왜란 이후 철저히 망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리공론을 일삼으면서도 사대부의 계급적 이익을 확실히 보장했던 조선 사회가 막상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의 총사령관이 누구보다 빨리 나라를 버리는 꼴을 두 눈으로 목도했어야 했으니 그럴만하다.
아니면 다들 이래저래 도망갔다 하더라도 전후만큼은 철저한 쇄신으로 사회 변화를 추구했어야 했지만, '구관이 명관'인양 전전체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쇄신의 동력이 상실되어 갔다. 이런 역사를 살펴보고 있자니, 역사는 늘 정의가 승리하는 것도 아니며, 기회주의적인 처신만이 개인의 영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회의적 결론에 다다르기 십상이다. 차라리 책을 덮는게 낫겠지 싶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성룡 같은 재상이 있었기에 또한 희망의 단초를 잡기도 한다.
선조가 파천을 결심하고 요동으로 망명하려 할때, 이를 적극 저지한 사람이 유성룡이었으며 이순신을 천거해 전장으로 내보낸 사람 역시 유성룡이었다. 또한 전후 속오군, 작미법과 전쟁공로시 신분 면천제를 도입해 지배계급의 이익에 혼란을 주어 기득권을 타파하려는 시도를 한 것을 보면 그래도 어느 시대에나 깨어있는 사람은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결국 구 체제 복귀와 그에 따른 반동의 정치로 인해 삭탈관직 당하게 되는 유성룡.
역시 책을 덮어버리는 게 나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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