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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인터뷰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를 마치며

by 이시대 2020. 5. 11.

 

 

 

 

어떻게 하면 현재의 관점이 아니라 미래적 관점에서 인양된 세월호 선체를 잘 보존하고 계승할까, 그 하나의 물음으로 1년을 보내왔습니다.

 

비록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을지언정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종합하여 보고서에 싣고 수일 내 최종본을 국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담당 조사관들의 노력의 총합이지만 제가 서술한 부분이 포함되어 공신력 있는 보고서로 제출되니 작은 오탈자 및 문구 하나에도 민감하게 되더군요.

 

국내외 사례, 주요 논문, 출판물, 전문가 견해를 몇 번씩 확인하며 꾹꾹 눌러 썼던 문장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짧은 문장들이지만 진짜 생각 많이 하면서 썼습니다.

 

“세계 재난사적 차원이라는 광의의 범주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본 장은 국내에서 발생했던 1953년의 창경호 침몰사고, 1970년의 남영호 침몰사고, 1993년의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등 막대한 희생자가 발생한 민간여객선 사고의 기록이 전무하여 과거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기 어려웠다. 본 장은 그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내포되었음을 특별히 고려해야 한다.”

현재 여러 보도들 속에서 복잡한 마음 한 가득이지만 남는 건 늘 아쉬움입니다. 아쉬움은 사실 연구 활동의 부족이라기보다, 왜 좀 더 많이 현장에서 실제 땀을 흘려가며 일했던 사람들과 함께하지 못했을까 하는 반성입니다. 내부 화물을 꺼내는 과정에서, 미수습자 수습의 과정에서, 배를 세우는 직립의 과정에서 흘린 많은 분들의 땀방울을 훨씬 소중히 생각하면서 제 업무를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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