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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보부2

김형욱과 정윤회 지금은 때가 아니고 박 정권이 넘어가려 할 때쯤 모든 것을 밝히겠소. 내가 한 방만 때리면 박 정권은 그대로 무너집니다" 1973년 대만대학 박사 학위를 받으러 출국한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은 배신감에 가득 차 있으면서도 회심의 눈빛을 번뜩였다. 박정희의 밑에서 온갖 부정한 방법까지 동원해 통치를 뒷받침했던 그에게는 곧 자신의 입이 박정희에게는 날 선 칼날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며칠 후 난데없이 미국에 나타났다. 어차피 국내에 들어가도 2인자를 용납하지 않은 박정권 밑에서 고생해봤자 군부실세에서 순식간에 쫒겨난 윤필용이나, 자신의 비자금을 관리했던 김성곤처럼 카이젤 수염을 쥐어 뜯기며 구타당할 처지를 피할 수가 없었다. 아니 그보단 그에게 둘려쌓인 혐의였던 '정일권 추대' 건으로 목숨을 부지하기 .. 2014. 12. 30.
<처절하게 독서하기> 광기와 우연의 역사 광기와 우연의 역사(슈테판 츠바이크, 휴머니스트, 2004) “역사발전의 주체에 대해 고민해본다.” 우리는 종종 한 순간의 판단과 선택이 자신의 모든 것을 뒤바꾸고 심지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순간들을 목격한다. 그러한 판단은 짧게는 1초, 길게는 수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바로 그 뒤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에는 있지 않은 것 같다. 비로소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 판단에 대해 평가를 내릴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만약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의 의미 없는 가정을 해보는 것도 우리의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역사 속에서 ‘민중을 역사 전개의 주체’로 내세운 사가들의 입장에서는 소수의 엘리트들에 의한 판단이 그토록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회의할 수도 있겠으나 어쩌겠는가. 역사는 늘 다수의.. 2013.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