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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view

7.4 공동성명에 관한 소고

by 이시대 2014. 8. 31.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에 비해 뭔가 통 큰 대북정책이 나올 줄 알았는데 정권교체기 정도에나 정상회담 이벤트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남북정상회담을 하면 결국 김정은과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천상 엄마-아들뻘이라 도저히 그림이 나오지 않는 한계가 눈에 아른거린다.

황태성 간첩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단절된 이후로 최대의 남북대화 분위기를 만들어냈던 7.4남북공동성명은 이후락 정보부장이 독약 샘플을 준비해갈 정도로 수가 틀리면 자결할 심산으로 대북접촉에 공을 들여 만들어낸 결과라는게 일반적인 관점이다. 정보부장이 민중의 통일열망을 효과적으로 조직했을 것이라고는 절대 믿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초는 정보부발 기획작품이 맞지 않을까 한다. (북한을 끌어들여 남북대화의 물꼬를 터 박정희 정부를 남북통합의 상징으로 만든다는 발상. 요새 누가할까)

이런 권위주의적인 기획은 그러나 상당한 효과를 내며 대중에게 먹혀들었다. 문항 역시 지금봐도 대통합주의를 살리고 있으며, 비록 늦게 이뤄졌지만 남북적십자회담 등의 실행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인도주의성도 담고 있다. 그리고 이후 모든 정권의 대북정책에 모티브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훌륭하게 평가해 마땅하다.

지금이야 국가의 대북라인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모르지만, 협소한 내치를 극복하고 큰 단결을 유도해내기 위해서라도 자잘하게 '이념논쟁'을 불러일으키지 말고, 북한을 대화 현장으로 불러내어 협상할 건 협상하고, 압박할 건 압박하는 큰 그림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누가 독약갖고 다니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크게 결단하는 모습이 현재의 남북관계에 필요한 것 아닐까? 그런 시도(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는 모두 역사 속에 긍정의 평가를 남겨놓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7․4 남북공동성명>

최근 평양과 서울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며 갈라진 조국을 통일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회담이 있었다.

서울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1972년 5월 2일부터 5월 5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평양의 김영주 조직지도부장과 회담을 진행하였으며, 김영주 부장을 대신한 박성철 제2부수상이 1972년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을 방문하여 이후락 부장과 회담을 진행하였다.

이 회담들에서 쌍방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하루빨리 가져와야 한다는 공통된 염원을 안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는데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과정에서 쌍방은 오랫동안 서로 만나보지 못한 결과로 생긴 남북사이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긴장의 고조를 완화시키며 나아가서 조국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완전한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

1.쌍방은 다음과 같은 조국통일원칙들에 합의를 보았다.

첫째,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둘째,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하여야 한다.

셋째,사상과 이념․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2.쌍방은 남북사이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서로 상대방을 중상 비방하지 않으며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무장도발을 하지 않으며 불의의 군사적 충돌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하였다.

3.쌍방은 끊어졌던 민족적 연계를 회복하며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남북사이에 다방면적인 제반교류를 실시하기로 합의하였다.

4.쌍방은 지금 온 민족의 거대한 기대속에 진행되고 있는 남북적십자회담이 하루빨리 성사되도록 적극 협조하는데 합의하였다.

5.쌍방은 돌발적 군사사고를 방지하고 남북사이에 제기되는 문제들을 직접, 신속 정확히 처리하기 위하여 서울과 평양 사이에 상설 직통전화를 놓기로 합의하였다.

6.쌍방은 이러한 합의사항을 추진시킴과 함께 남북사이의 제반문제를 개선 해결하며 또 합의된 조국통일원칙에 기초하여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이후락 부장과 김영주 부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남북조절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합의하였다.

7.쌍방은 이상의 합의사항이 조국통일을 일일천추로 갈망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에 부합된다고 확신하면서 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온 민족 앞에 엄숙히 약속한다.

서로 상부의 뜻을 받들어
이 후 락 김 영 주

1972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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