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人文일기 2011/06/07 00:03 이시대
약 2주에 걸쳐 이성무 교수의 ‘조선왕조사’를 읽었다.
이제 한국근현대사, 북한현대사에 이어 조선사에 대한 이해작업을 하고 있으니 적어도 700년사의 대강을 미약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사실 조선사는 중,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 배울만한 기회가 전혀 없었다. 배워도 시험에 나올만한 정보들을 부분적으로 외울정도지 흐름을 이해한다거나 하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는데 이번 기회로 그나마 기초적인 차원에서의 조선사를 익힐 수 있었다.
비록 왕조사가 역사대중서의 트랜드는 아닐지라도,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판단주체는 예나 지금이나 지배엘리트들에게 의존하고 있지 않은가.
이성무 교수의 조선왕조사는 세가지 중요한 과제를 남겼다.
첫 번째, 왕위계보도와 연대기를 어느정도 ‘외워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어느시점에 누가 왕을 했으며 당시 일어난 중요사건이 무엇인지 한쌍이 되어 익혀야 인물과시점, 사건이 따로 노는 역사인식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전제왕권시대라지만 왕권은 언제나 견제받았다는 점이다.
몇몇 왕정도는 빼더라도 대부분의 군주들은 대신들에 의해 혹은 외척들에 의해 왕권을 견제받았으며, 준비안된 왕은 권력을 유지하기조차 힘들었다. 수많은 친위쿠데타와 외척의 도전들을 보면, 이 사실로 인해 조선시대의 왕들이 ‘독불장군’처럼 행세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 번째, 권력 앞에서는 분열한다.
설사 당론이 같고 명분이 비슷할지라도 권력 앞에서 지배엘리트들은 분열한다. 조선왕조의 창업공신들인 훈구세력도, 이후 붕당정치의 폐해를 불러오는 사림세력도 더 큰 권력을 누리기 위해 때로는 왕권에도 끊임없이 도전했던 역사를 보며, 어쩌면 권력은 그 안에 본능적으로 분열적 요소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지금 현실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이성무 교수의 조선왕조사를 마무리하게 되었지만 그 방대한 분량을 ‘충분하게’ 소화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엔 스토리텔러로 유명한 이덕일씨의 ‘조선왕을 말한다’을 읽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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