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storical view

한국판 페레스트로이카

by 이시대 2019. 1. 27.

한국판 페레스트로이카

김동환의 view 2013/04/25 19:27 이시대









정치인들 책 중에 은근히 기억나는 책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새 이 땅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2005년에 발간된 박철언 전 장관의 책은 음미해볼 가치가 있다. 

책이 발간된 당시에는(2005년) 내용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부터 정치자금 20억 수수를 언급한 대목이 파장을 불러있으켰지만 그런 부분 보다는 6공의 황태자로 언급되던 박철언 전 장관이 노태우 정부 하에서 대북 특사 역할을 어떻게 수행했는지 하는 부분이 더 관심이다.

아차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는 언급은 정치적 수사로 받아들이더라도, 어떻게 군사정권의 잔재인 노태우 정권에서 '남북기본합의서'와 같은 한국판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가 구현될 수 있었는지 하는 부분은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 흐름에는 박철언의 역할이 상당히 있었던 것 같다.

이 호기심을 유지한 채 우연한 기회에 6.15공동선언을 이끌어낸 책임자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의 강연에 위같은 취지의 질문을 했더니 오히려 권위주의 정부 하에 유리할 수 있었으며 대통령 참모들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답을 들었다. 이것을 토대로 하면 박근혜 정부는 대북 정책에서 훨씬 전향적으로 나선다 하더라도 정권의 의지가 충분하면 지지기반 내의 동요가 적을 수 있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2002년 박근혜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을 만난 것 자체로도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훨씬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역사적 경험도 보유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로선 북미관계의 변수 속에 마냥 질질 끌려다닐 이유가 없는 것이다.

  동시에 박철언 장관이 수행했던 페레스트로이카를 통해 노태우 정권의 성질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본다. 5.18이라는 역사적 원죄에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요즘들어 생각엔 여소야대의 국면에서도 상당한 유연성을 지닌 정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검증된 것을 아니기에 틈새틈새 '노태우 정권'에 대해서도 관심을 확장해봐야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