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여백이 너무나 커서일까? 아니면 여유가 있는 것일까?
대학 입학 후,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나의 빈 부분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았다. 한국사회에서 대학생들이 날개를 펴고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많을까? 취업과 학점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커다란 원 안에서 튀어나온다는 것은 ‘반항아’ 아니면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거다.
어느 순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책을 한권 잡았다. ‘전태일 평전’
두 뺨에 흐르는 눈물은 뜨거웠다. 그는 자신의 불행을 온몸으로 태워 세상을 따듯하게 만들었다. 사람의 삶이란 어느 순간에 가장 위대해지는지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사회와 사람에 대한 고민으로 때로는 인문학적으로 때로는 사회학적으로 서로 보완해나가며 이 사회를 구성하고 싶었다. 아니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솔직한 심경일 것이다.
동기들과 술 마신 후 독서하기, 달리는 버스, 지하철에서 독서하기, 화장실에서 독서하기(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군대 시절 훈련소와 이등병의 고달픈 환경에서 새벽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후 화장실에서의 독서는 그야말로 처절했다. 훈련 시에 군장에 넣어 간 책들의 묵직함을 이겨내는 것도 고역이었지만) 걸어가며 독서하기 등등 대학 7년 동안 독서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가장 많다.
나는 그 세월동안 여지없이 반항아가 되었다. 독서를 통해 이론을 다듬고 나면 늘 발생하는 이론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거리로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효순이 미선이 압살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위기, 쇠고기 파동, 용산 참사 등을 통해 관념들은 구체화되고 삶의 방향은 선명해지고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또다시 자기 번민과 방황에 휩 쌓여있는 지금 독서일지를 통해 정리하고자 하는 이유는 첫째로 나의 사고를 더욱 구체화하는 것이고, 둘째는 나의 기록이 조금이나마 이 사회를 보는 시각을 다듬는 데에 힘을 보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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