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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view

예관 신규식 선생

by 이시대 2013. 6. 28.

 예관 신규식 선생

 한국 근대 정치운동사에 관심이 많다보니(물론 현대 정치사도) 왠만한 인물은 놓치지 않고 살펴보는 편이다.

 몇년 전, 중국에 갔을 때 예관 신규식이라는 분의 자택에 간 적이 있는데 당시만해도 상해에 있는 망명 정치인이라 해봤자 이승만, 김구, 안창호, 여운형, 김규식, 김원봉, 김두봉, 최상익 등 누가 들어도 알만한 사람들의 행적만 알았는데 사실 이들의 활동을 가능하게 한 이가 신규식 선생이었던 모양이다.

  대종교를 기본 바탕으로 '동제사'를 조직해 운동의 기초를 만드는 한편, 신해혁명의 과정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훗날 손문정부와 임시정부의 다리를 놓았던 사람도 신규식으로서 이는 외교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방향 감각도 정확했는데 1919년 상해에 임시정부가 세워지기 이전인 17년, '대동단결선언'을 주도하면서 조선의 새로운 정치방향은 '민주공화정'에 있음을 선언해 훗날 임시정부 내 왕정복고주의를 빠르게 청산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비록 임시정부 구성 이후 초기 주도권을 안창호 선생 등 미주에 근거한 정치가들에게 내주기도 했지만, 이승만 탄핵 이후부터는 임시정부에 관한 거의 전권을 위임받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손문정권과 교섭하기 시작한다.(이전 임시정부의 주된 외교대상은 미국이었으나, 머지않아 중국정부가 임시정부 '국제적 승인'의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서거 직전, 임시정부가 와해될 위기에 처하자 9일간 신음을 전폐하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정부, 정부'다. 삶의 끝자락에서조차 무엇을 생각했는지 잘 담겨있다는 듯하다. 이런 내용은 영화로 만들어도 훌륭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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