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문제와는 별도로 노태우 정권을 가장 빛낸 성과가 있으니 그게 바로 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다. 군부정권이라는 냉전적 한계 속에서도 노태우의 온건적 참모들은 강경파를 뿌리치고 한반도데탕트라는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남북합의, 한중수교, 한소수교의 초석을 놓았다. 이를 기준으론 보면 보수정권이라고 해서 반드시 남북관계를 경색시켜야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한반도비핵화, 체제불가침이라는 두가지 축으로 구성된 기본합의서를 중시하게 된다면 그 이전의 72년 7.4 남북공동성명도 비록 'two Korea' 노선으로 가는 눈속임이란 일각의 평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와 상호합의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게 된다.
2000년 6.15공동선언은 그런 의미에서 보수정권이 이룩한 남북관계의 합의점들을 계승한 것이다. 결코 김대중 대통령의 선각자같은 면모로만 이룩한 업적은 아니라는 뜻이다. 달라진게 있다면 성명과 선언으로 가는 중간 지점이 그동안은 '목숨걸었던' 특사들의 역할이 막대했다고 본다면, 김대중 정권 시절부터는 좀 더 공개적인 루트로 추진했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2007년의 10.4공동선언은 남북합의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가게 된다.
통일은 대박이라던 박근혜 대통령도 남북관계 개선을 목표로 한다면 7.4 공동성명-기본합의서-6.15공동선언-10.4선언을 결코 피해갈 수 없다.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주의적 방안 후에는 10.4선언 3항과 같은 완충지대 형성, 그리고 실무자 회담을 통해 통일방안으로는 6.15 공동선언 2항의 정신을 살릴 수 밖에 없다.
논란이 발생한다 하여 회피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유권자들은 왜 정치를 하려하는지 모르는 집단에 대해 더욱 가혹한 것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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