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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희망을 만드는 책 소개>또 하나의 한국전쟁

by 이시대 2019. 1. 27.

<희망을 만드는 책 소개>또 하나의 한국전쟁

처절하게 독서하기 2011/11/21 12:51 이시대








"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인민군 선봉에는 10개의 만주 조선인 연대가 있었다"

2010년 어느날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을 때 봤던 '또 하나의 한국전쟁' 이라는 책의 부제를 보며 뭔가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비단 나뿐이었을까 잘모르겠지만. 요사이 나의 인문학적 관심은 1910년대~45년대의 만주사에 집중되어있기 때문에 고르는 책들도 한결 심상치 않다. 이정식 교수의 '만주혁명운동과 통일전선' 이라던가 와다 하루키 교수의 '북조선', 이종석 박사의 '북한-중국 관계'가 바로 그것들인데, 한국 근대사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하고자 노력해보니 만주를 피해갈 수 없어서 그런 것 같다.


700페이지 가까운 책이라서 이것을 독서일기 형식으로 정리하면 너무 길 것 같아 그냥 본 느낌만을 적는 것이 좋겠다.

아시다시피 근대에 있어서의 만주는 일제의 경제, 정치적 탄압을 피하고 새로운 기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의 장소로 생각되었다. 때문에 일반 생활인들은 경제적 개선을 위해 한반도에서 북쪽으로 이동하고, 운동가대열은 그 정치적 효율로 인해 만주행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이 광활한 영토는 러시아와도 연결되고, 산해관을 넘어가면 이른바 관내로 불리우는 중국의 정치수도 북경이 위치해있어 정보의 집중이 일어나기 쉬운 곳이었다. 그리고 1920년대에는 홍범도, 김좌진을 비롯한 독립군이 일본군을 격파하고, 1930년대 말 중국공산당의 항일연군이 일본의 정규부대를 격파하는 등 지세를 점령하기 유리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흐름에 주목한 서울시립대 염인호 교수가 이곳 만주의 동향에 대해 총체적 연구를 통해 내논 책이 바로 '또 하나의 한국전쟁' 이다. 만주의 여러구역의 특색들을 비교한 대목이 중요해보이는데 요컨데 길림의 역사와 목단강의 역사가 다르고, 여러 운동지형의 실천이 서로 달랐음을 세밀하게 조사하였다.


특히, 45년 이후 국공내전에 돌입하고 국민당 군대가 남쪽으로 밀려나자 만주의 성격은 독립운동 진영의 우파였던 김구중심의 한국독립당이 열세를 면치못하고 반대로, 중국만주성위원회가 강화되고 중공을 지지했던 만주 조선인들의 역할이 강해지는 모습도 그려내고 있다.

이들 중공산하 만주 조선인들은 별개의 무장부대를 조직하여 국공내전 승리에 크게 기여하고, 또한 북한의 김일성 역시 공산당이 밀리는 형국에는 북한 국경선의 일부를 피난처로 제공하는 등의 편의로 내전 승리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러한 관계를 두고 흔히 순망치한이라고 한다.

또한 만주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상황도 자못 흥미롭다. 찬반탁 정국이 발생했을 때, 만주 역시 광범위한 반탁운동에 돌입했으나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장면이라던지, 만주에서의 한독당과 조선민족혁명당, 독립동맹과의 정치적 갈등이라던지, 연변의 자치구를 설립하기 위한 주덕해 등의 독자적 노력이 보인다던지 하는 모습을 보며, 당시 만주가 얼마나 중요한 곳이었는지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쉽지 않은 단어들이 많이 있지만 큰틀에서 이해하기에는 무난한 것이 가장 좋은 점이다. 이 글의 부제와 같이 국공내전에서 승리를 견인한 한인부대는 1950년 6월 38선에 배치되어 긴장 속에서 지시를 기다렸다. 김일성이 호각을 부는 순간, 남한이 전투 상대로 맞이해야 했던 첫번째 상대는 북한을 조국으로 생각하며, 김일성을 지지하는 만주의 단련된 무장부대, 또한 만주에서의 일본제국을 물리치려 했던 무장독립군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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