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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view

이인호 유감

by 이시대 2019. 1. 29.

이인호 유감

김동환의 view 2014/09/05 00:30 김동환





-이인호 논란을 보며-

많은 역사들은 과거에 그치는게 아니라 꾸준히 현실에 개입되어 영향력을 발휘한다.

친일근대화론자들이 똘똘 뭉쳐 창립했던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보수조직 통합의 기세를 빌려 2004년~2008년까지 맹위를 떨쳤었다. 교과서에 무리하게 개입해 다 죽여놨던 이승만을 부활시키는데 압장서고, 이후엔 이명박 행정부에 취직해 강경흐름을 만들기도 하고, 여당의 이데올로기에 '친일근대' 를 부식시키려 참 많이도 노력했던 집단이다.

초반 뉴라이트운동이 '역사 수정'에 가까웠다면 후반에는 '정치 참여'로 기울면서, 이명박 정권이 끝나는 동시에 그 현실적 힘이 사라져버렸는데, '역사 수정'의 유령들은 아직도 여기저기 남아 '친일근대'를 떠들고 다닌다.

근데 대체 왜 뉴라이트의 사상가들은 '이승만 복권'에 저렇게 무리수를 둘까? 나는 의심해본 적이 있었다. 무리수를 두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확신범'이기도 하다. 한때 주사에 가까운 자민통 운동을 하다 전향해 '갑자기' 이승만 찬양론자가 된 최홍재류의 인물들과 달리 진짜 뉴라이트의 사상가들은 확신범이다. 자기의 사상에 대해 진지하다.

여튼 그래서 이승만이라는 인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다보니, 사실 '이승만 복권' 그 자체도 이들에게 중요하지만 그 근저에 깔려있는 정치사상은 상당 부분 '독립협회' 인사들의 정치관을 긍정하는데에서 시작된 것이란 판단을 하게 되었다.

당시 일본을 개화의 표본으로 삼았던 개화집단의 대표주자 '독립협회'는 고종의 강경한 반일정책이 대한제국을 위기에 몰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일본의 개화모델을 제국에 도입하고자 했다. 이들은 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를 청산하는데 적극적이었으며, 나아가 '대동아공영권'을 주창한 일본의 정치노선이 상당 부분 옳다고 생각할 정도로 러시아와 청을 불신했다.

당시 한참 젊은 열기에 독립협회의 정치관을 갖고 운동했던 이들은 러시아의 만주진출을 대단히 우려해 이를 몰아내는게 '애국'이라고 생각해 러-일 전쟁도 일본이 승리하기를 기원했다. 국치 이후 이들의 정치관은 상당 부분 수정을 해야했지만 상당수는 '친일'을 넘어 아예 일본 사람이 되기를 자처했고, 식민지배에서 자치를 얻어내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매국적 행위를 하게 된 것이다. 애국이 애국으로 가면 좋은데 애국이 매국으로 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승만 역시 독립협회의 청년리더로서 독립협회의 정치관을 일관되게 벗어나지 않는다. 고종의 정치를 불신했으며, 러시아의 한반도 진출을 우려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감방까지 가는 제법 실천적 삶의 모습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일본의 한반도 진출을 환영했으며, 이에 저항하는 의병들은 하찮게 보았다. 그리고 병탄 이후에는 애국이 매국이 되는 자치론에 상당히 기울어있었고, 해방 후에는 이들을 지반으로 삼아 정치활동을 했다.

얘기가 길어졌지만 즉, '친일근대' 뉴라이트 이론의 핵심은 이승만이라는 인물 하나를 복권시키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내재된 의미들을 복권하는 것이다. 청과 러시아를 대한제국에서 몰아내는 것이 애국이었으며, 일제의 한반도 지배가 어쩔 수 없었다는 자기변형 논리, 지배 안에서 실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나아가 자치권 역시 얻어보자는 논리를 뉴라이트 인사들은 '애국' 아니면 '도무지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상황'으로 보기에, 한국사회에서 각종 마찰을 일으킨다.

그 정치관이 외부로 드러나 대립되는 것이 바로 식민지근대화의 논리들이다. 일본이 만들어놓은 각종 산업시설들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며, 위안부는 자발적으로, 김구를 테러리스트로 생각할 정도면 김일성은 마적떼 정도로 생각하는 일련의 흐름들은 보다시피 끊임없이 현재에 개입해 '매국'의 역사를 '애국'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굉장히 진지하게 선언한다.

자신이 존경하는 그때의 그 선배들은 너희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애국자였다고. 그 애국자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부강한' 현재가 있다고!


알고보면 참 슬픈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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