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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view

나의 개똥 참모철학

by 이시대 2020. 5. 11.


다시 조선왕조실록으로 돌아왔다. 

세월이 지나 경력이란 게 생기고, 사고의 폭이 다양해졌을 거라 ‘추측’해 볼만도 한데
오히려 독서의 영역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20대에는 자기계발부터 시작해 소설, 인문, 자연 등 잡식성 독서를 했다면 30대 들어서는 오로지 역사 서적에만 몰두하니 사고가 맨날 회고적으로 흐르는 듯하다. 

이번에 조선왕조실록을 다시 꺼내든 것은 순전히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재밌기도 하지만 조선정치사를 한번 주욱 탐독함으로서 왕 이외에도 왕 주변의 참모들이 누군지 기억해두기 위함이었다. 

군주제의 특성 상 왕의 결정이 절대적이라고 한다면, 그 왕의 생각과 언어를 누가 보좌해주는지를 들여다보면 당시 조선 정치의 방향을 유추할 수 있는데,

현대 정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또는 사람이란 존재가 자신의 생각을 의탁하는 범위가 그렇게 넓지 않아서 그게 청와대가 되었든, 당이 되었든, 국회가 되었든, 각 부처가 되었든 기업이 되었든 간에 ‘소규모의 집단적 지도체제’가 그 외의 다수를 규정하고 강제할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것을 가장 쉽게 인식하게 해줄 수 있는 책이 바로 박시백 작가의 책이 되겠다. 

 

 


일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보좌진들에게 권유한 ‘참모로 산다는 것’ (신병주 저) 등 조선 참모들에 관해 저술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왕과의 근접성, 인물 간의 구도 표현은 이 책이 가장 시각적이기도 한 까닭에 다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으로 돌아왔다. 

현재는 9권까지 정주행이지만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창업한 정도전만큼 눈에 띄는 참모가 드물다. 정몽주, 하륜, 김종서, 한명회, 정인지, 조광조 등 유명한 참모들의 이름도 주억거리게 되지만 그야말로 1등 참모는 공리공론에 기울지 않고 세상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그것을 현실화해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성혁명을 구체화한 개국공신으로서 그 바쁜 와중에도 ‘고려사’, ‘경제문감’, ‘조선경국전’, ‘불씨잡변’ 등을 남기는 등 의욕적인 저술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철저하게 준비된 사람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항상 준비해야 한다는 것, 세상을 구체적으로 설계한다는 것  

참모의 역할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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