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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ical view

도쿠가와 이에야스: 일본 전국시대를 읽는 법

by 이시대 2021. 5. 25.

“사람의 일생의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의 걷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전국시대, 일본이 무기를 버리게 했다고 평가받는 사람. 도쿠가와 이에야스. 

야마오카 소하치의 불후의 명작 소설 '대망'을 극화한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정말 구성이 탄탄한 정치철학책이다. 

 

 

 

 

 

사실 원작 대망에서 표현되는 일본식 표기들은 이름에서부터 다타데루, 다타쓰루 등 동어표기들이 많고, 이에야스 한 사람만 보더라도 어릴 때 이름은 다케치요에서 시작하여 이에야스까지 5개의 이름을 거치는 만큼 난해한 면이 많아 초반부터 이해하기가 어렵다. 몇년 전 몇번이나 시도했어도 대망 1권의 절반을 소화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러한 시도와 좌절의 안타까움을 요코테루의 만화 이에야스는 단번에 해소한 바 있어, 몇년만에 책장에서 꺼내 며칠에 걸쳐 정독한 결과, 이 책은 몇번을 읽어도 괜찮을 정치학의 훌륭한 교과서라는 판단이 든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 수 많은 장수들이 전사하는 한 복판에서 결국 일본의 평화의 시대를 연 이에야스를 처신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와 그들의 가족이 인질이 되고, 패자의 가신이 되고 와중에 부인이 죽고, 아들이 할복해도 그는 죽을 때까지 '일본의 평화'라는 기치를 놓지 않았다. (책의 흐름을 그래도 받아들인다면 말이다. 반론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평화라는 '대의'를 고수하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은 '인내' 였던 것이다.  

 

다만 그 인내가 무조건 적인 굴종이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세력의 힘의 균형을 깨고, 도쿠가와 가문의 압도적인 우위라는 기본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그는 세키가하라, 오사카 전투 등 전국시대 최대의 전쟁을 치뤄 막대한 희생을 낳기도 했다. 전쟁이 노인, 여성,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함을 앎에도 힘의 불균형은 항상 전쟁을 수반했고, 싸움밖에 모르는 무사들의 신분상승 수단이었기에 더욱 끊길 줄 몰랐다. 

 

전국시대 역사를 바꾼 세키가하라 전투

 

일본의 평화를 안겨다준 '오사카 전투'는 힘의 균형이 완전 소거된 전쟁으로, 도요토미 가문이 멸망에 이른 단계에 와서야 이루어졌다. 전쟁의 결과는 이에야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요토미 가문의 계승자 히데요리가 자결함으로서 이뤄졌다. 평화라는 게 상호타협과 거래만으로 이뤄졌던 것은 아닌 것이다. 

 

이 과정들을 기록한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죽고 죽이는 전장의 기록에 대한 묘사는 압축적이고 간단한 반면, 전쟁이 일어나기 까지의 과정, 예컨데 정세 판단, 상대에 대한 이해, 상대를 바라보는 자세 등을 자세히 묘사한다. 그 과정이 읽는이로 하여금 충분한 감탄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내할 필요가 많아지고, 또 약간의 시간이 허락된 지금 책장에 고이 장식되어 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는다. 

 

강력한 중앙집권 통치를 발휘했던 당시대의 조선도 아닌 성주와 가문 가신들의 전쟁으로 해가 닳도록 싸워왔던 일본 전국시대 전쟁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필요까지야 있겠냐만은 

 

상대를 이해하고, 심리를 활용하여 유리한 지형을 만드는 자세와 방법을 배우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삼국지가 달리 스테디셀러일까.   

 

 

 

*참고로 전국시대를 다룬 '군사 간베에' 라는 일본의 대하 드라마가 있는 것 같다. 총 50부작으로 분량 압박이 있으나 평은 좋은 듯 

https://namu.wiki/w/%EA%B5%B0%EC%82%AC%20%EA%B0%84%EB%B2%A0%EC%97%90#s-5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해서는 위키백과를 참조

https://ko.wikipedia.org/wiki/%EB%8F%84%EC%BF%A0%EA%B0%80%EC%99%80_%EC%9D%B4%EC%97%90%EC%95%BC%EC%8A%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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